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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상치료이야기

10일만의 기적(진우의 화상치료)


지난 3월 7일 한 아이가 갑자기 한의원 문을 열고 들어왔습니다.
대부분 전화로 상담을 하고 예약을 하고 오는 편이라 환자에 대한 아무런 정보없이
환자를 보는 것은 참 어렵습니다.
어떻게 다쳤는지 어디를 다쳤는지 어디서 치료받가다가 왔는지 정보를 알아야
환자의 상태와 적절한 치료에 대한 대략의 상을 그리게 되므로 예약없이 환자을 보는 것은
마음이 더 무거울 수 밖에 없죠..

다설살 남아인 이 아이는 3월 4일 뜨거운 보리차를 발로 밟아서
오른 쪽 발과 발등에 화상을 입었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동네의 양방병원에서 며칠간 치료를 하였다고 하는데
상태가 악화되고 있는 상태였습니다.
어머니는 치료받던 병원에서 도대체 이 아이의 화상이 어떤 정도인지
어떻게 낫게 될 것인지 등에 대한 아무런 설명을 해주지 않고 그저 한  보름 치료해보자고 했다고 
하소연을 하였습니다.

이럴때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우리나라 의사양성과정을 볼 때 외과 전문의나 성형외과 전문의라 할지라도 화상전문병원에 근무한 경험이 없다면
화상환자를 발병 처음부터 치료의 끝까지 모두 보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화상을 치료하는 한의사인 제 생각에는
이처럼 심한 화상환자의 경우는 반드시 화상전문병원으로 보내야 하는데
그냥 치료해보다가 안 나으면 큰 병원으로 보내는 현실이 대부분이고 
그런 현실이 참 안타깝습니다.
  
이 아이의 보호자는 다행히 다친지 3일만에 그런 치료에 아이를 맡길 수 없다고 판단하셨고
저희 한의원에 래원해서 입원치료하였습니다.

한의원에 처음 왔을때 아이의 발에 포피는 많이 탈락한 상태였고
부적으로 백색가피가 보이는 3도화상의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런 경우 우리 한의원에서는 치료 예후를
<<1.환부는 피부이식수술없이 나을 수 있고 약 30-45일 정도 걸리면 상처가 낫는다.
    2.보행 달리기등 기능장애가 생길 가능성은 전혀 없다.
    3,전체적으로는 색깔변화가 있을 것이고, 심한 부위는 약간의 떡살이 생길 수 있다.
    4.약간의 떡살이나 색깔변화는 6개월-2년정도의 관리를 하면 충분히 완화될 수 있다.
    5.보다 정확한 예후는 4-5일 후 환부의 포피를 제거해 보아야 알 수 있다.>>
라고 설명하였고, 부모님은 안도의 한숨을 쉬면서  치료를 시작하였습니다.



하루 세번의 연고 드레싱을 하였고,
하루 한번의 침시술을 시행하였습니다.
기혈을 보충해주고 감염예방을 위해 1일 50cc 두봉의 한약을 복용시켰습니다.

그리고 이제 10일이 지났습니다.
아직 다 낫지는 않았지만 생각보다 빨리 낫고 있습니다.

누군가 기적같다고 말하지만 이것은 기적이 아니고 우리 몸의 재생능력일 뿐입니다.
아이는 퇴원하고 엄마와 함께 통원치료를 할 것이고,
머지 않은 날 이 아이는 유치원에서 아이들과 뒹굴고 뛰어 놀 것입니다.
엄마는 점점 한의원 오는 날도 망각하고 뛰엄뛰엄 올것이고, 점점 화상이라는 단어는 잊혀질 것입니다.
우리 한의원도 점점 잊혀지겠죠...
진우를 응원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