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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여행

키르기즈스탄여행기 8편중 1. 여행계획과 노선 그리고 첫째날

황금온천을 찾아서 


1. 여행계획을 세우다.

 

결론적으로 이 여행은 아르고호 이야기가 되었다.

아르고호 이야기는 이에손이라는

그리스 도시국가시대 젊은이가 여러 영웅들과 함께 황금양털을 찾으러 갔다

돌아오는 여정에서 겪은 이야기를 서사시형태로 엮은 것이다.

 

이 여행은 갑작스럽게 결정되었다.

몽골중앙아시아아프리카 등 사막과 황무지와 초원에 대한 동경은 있었지만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었다.

자주 있지도 않은 여행기회를 그런 쪽에 까지 쏟을 여력은 없었으니까.

그런데, 갑작스레 아내가 이번 추석연휴가는 인생에 없을 9일 연휴라고 달력을 들이미는 통에

마음이 동하여 비행기편을 검색하다가 비행기편이 남아있고

게다가 마일리지로 표를 살 수 있는 곳이 중앙아시아 카자흐스탄 알마티라는 도시였기에

덜컥 예약을 하게 되었다.

그렇게 의도치 않게 우리는 중앙아시아에 가게 되었다.

 

모든 여행에서 그렇지만 가장 먼저 할 것은 가서 무엇을 볼지,

무엇을 할지를 정하는 것이었다.

아직 우리에겐 익숙치 않은 중앙아시아였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여행객과 봉사단과 기업가들이 중앙아시아에 대한 정보를 블로그에 기록해뒀고,

트래킹 전문 여행사들 또한 정보를 수록해두고 있었다.

 

그런 기록들에 의지하여 우리의 최종목적지는<알틴 아라산>이 되었다.


알틴아라산은 카자흐스탄의 옆나라 키르기즈스탄에 있으며황금 온천이라는 뜻이다.

천산산맥에서 뻗어나온 여러 줄기의 산등성이들 중 두 개의 산등성이가 이루는 계곡으로

넓은 초원이 있어서 초원을 흐르는 강(계곡)과 산이 이루는 조화가 아름다운 곳이다.

양과 말과 소들을 키우고 몇 개의 산장과 유르트(몽골의 게르를 여기서는 유르트라한다)

숙소로 있는 곳이기도 하다.

또 해발 3500미터에 있는 알라콜 호수를 가기위해

트래킹족들이 머물러가는 캠프이기도 하고 몇 개의 자연 유황온천이 있어서

유명한 곳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름이 <황금온천-알틴아라산>이 되었다.

 

그리고알틴아라산에 가는 길에 경상북도 크기의 호수인 이식쿨호수를 감상할 수 있는

촐폰아타라는 도시에 들리기로 하였고,

돌아오는 길에는 붉은 황토바위인 제티오구즈와

호숫가 모래사장이 예쁜 탐가에 들렀다가

동화속 협곡이라는 스카스카 캐년을 돌아보고

마지막날엔 시간이 남으면 공항이 있는 알마티의

빅 레이크와 성당과 시장을 더 돌아보기로 계획이 세워졌다.

 

이렇게 동선은 정해졌으니 이동수단을 결정하면 되는 일이다.

난관에 부딪혔다.

많은 블로거들이 가서 본 것들만 잔뜩 올려놨지

거기 가기까지의 과정을 자세히 올려놓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먼저 비행기에서 내리는 시간이 밤 10시인 관계로 알마티숙소를 인터넷에서 예약했다.

다음으로는 키르기즈스탄의 수도 비슈케크의 숙소를 예약했다.

알틴아라산까지 가려면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곳이 카라콜인데

알마티에서 가는 두가지 경로중에서 이동수단이 확실히 경로하기도 하며

키르기즈스탄의 수도도 들러보는게 예의라는 생각에 수도 비슈케크를 거쳐가는 길을 택했다그리고알마티에서 카라콜까지 거리가 600키로미터를 넘었기 때문에

비슈케크에서 하루 머물기로 한 것이다.

그 다음은 카라콜에 숙소를 예약했다.

그 다음으로는 알마티에서 비슈케크에 가는 대중교통편에 대한 정보를 얻어내는데 성공했다.

또 하나는 카라콜에서 알틴아라산까지는 버스와 도보를 이용하면 도보가 4시간이 걸리고일반 차량은 접근이 불가하고 군용짚차를 빌려야 갈 수 있다는 것도 알아냈다.

 

우리는 이 상태로 여행을 떠났다.

7박의 여정중에 첫 3일만의 숙소만 정하고 두 노선에 대한 정보만 얻은 채로.

한가지를 빼먹었은데 공항에 도착했을때부터 협상을 하기 싫어서 꽤 비싼 값(한화 약 15,000)에 알마티호텔의 공항픽업 서비스를 요청하였다.

 

본질적인 고민으로 남의 손에 여행을 맡겨서 몸 편하고 맘 편하게 다녀올지아니면 항상 그랬던 것처럼 스스로 만들어가는 여행을 할지를 고민 안한 것은 아니다정보가 부족하여 남의 손에 맡겨볼까 마음도 흔들렸지만황무지와 허허벌판과 초원을 가는데 남의 손에 여행을 맡길 생각이 선 듯 나지 않았다그래서 흔히 말하는 자유여행을 선택하였다.

 

짐은 최대한으로 줄였다.

상황이 어찌될지 모르므로.

8살 7살 아이들이 가지고 가겠다고 우기는 자기들의 배낭도

우리의 짐에 포함해서 캐리어에 구겨놓고

캐리어 한 개에

아내의 백팩과

나의 중형배낭한개로.

 

이렇게 우리의 여행은 시작되었다.

먼저 우리가 떠나는 걸 가급적 경비실에서 모르게 하는 게 좋다는

아내의 지론에 따라 택시를 아파트안에까지 불러서

택시를 타고 기차역으로 가서 인천공항행 ktx에 몸을 맡긴다.

 

아이들은 모든 여행에서 그렇듯이 자기들끼리 신나서 내밌게 놀다가

문득 이번 여행에 대해 궁금한 것들을 쏟아낸다.

준비된 가이드의 모습으로

한 장에 모아 붙여 인쇄한 사진들과 지도를 펴놓고

잘 도시와 볼 것을 설명해주니 아이들은

다시 둘이서 수많은 놀이들을 개발해가며

소리죽여 4시간을 즐겁게 논다.

알아서 놀아주는 아이들이 너무 고맙다.

 

나는 요즘 읽고 있는 고전 아르고호이야기를 읽고

아내는 마지막인 듯 인터넷카페에 들락날락 거리다가

ktx매거진을 보다가..

 

공항에 도착해서

환전을 하고 긴 줄에 깜짝 놀랐으나

오래 걸리지 않아 티켓팅을 하고 눈 깜짝할 사이에 출국수속을 마친다.

식당에 겨우 자리를 얻어 식사를 마치니

비행기에 탑승!

 

아이들은 스스로 자기들이 보고 싶은 걸 찾아서 보느라 정신이 없고.

이 역시나 얼마나 고마운지,

그리고, 옆에서 쳐다보는 아이들이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아내랑 눈을 마주치며 행복을 미소를 교환한다.

난 최종적으로 여행에 대한 그림을 그려보고

아내는 아르고호이야기를 건네받아 읽는다.

 

모든 비행은 지루하기 마련이다.

이번 여행의 비행은 더 지루하다.

뒤돌아보니 비행부터 지루한 것은

이번 여행내내 지루한 이동의 연속일거라는 걸

알려주는 서막이었던 듯 하다.

 

아무튼 우리는 알마티에 도착하였고

무사히 픽업요원과 접선을 하였고

호텔에 도착하여 짐을 풀고 잠을 잤다.

둘째인 아들은 엄마옆자리를 일찌감치 차지하여

첫째인 딸은 아빠옆으로 밀려났다.

 



<가족들에게 브리핑했던 지도에 여행후 여행일정을 정리함>


<이런 풍경이 있는 곳에 간다고 설명, 결론은 게절이 달라서 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