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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우리아이 태열 한방 치료 어떻게 했을까?

 

<<먼저 알립니다. 한약 임의로 사용하기 보다는 한의사의 진료를 받고 사용하는 것이 좋으며, 임상례도 제 아이와 한의원에 래원하는 엄마의 아이, 그리고 그 엄마의 친구의 아이 세명뿐이기 때문에 참고로 하시기 당부드립니다. 그리고, 본 처방을 아토피환자에게 쓰면 피부가 건조해져서 더 악화될 수 있으므로 사용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맨위의 사진은 2월16일-맨아래 사진은 3월 16일로 1달간의 기록입니다.>>>

아이가 태어나서 한달 정도 되면서 이마와 머리에 좁쌀 같은 것이 하나둘 생겨났다.

너무 더워서 땀띠가 생긴 것인가? 아니면 태열인가?

생각하면서 방을 약간 시원하게 하고 들어가기를 기다렸다.

그런데 들어가기는 커녕 얼굴까지 번지고 심지어 귓불 귓속까지 점점 번져서

말 그대로 “입추의 여지”가 없었다.

그리고, 진물도 흐르기 시작하였다.


아내는 몇 번이고 병원엘 가야하나 망설였지만,

이런 일로 병원 다니기 시작하면 연고에 얽매여 살아야 한다며 조금만 참자고 격려하였다.


일단은 방을 덥게 하기로 하고, 아이의 주 생활공간을 침대에서 방바닥으로 옮겼다.

그 이유는 2월 중순 경 봄기운이 돌면서 바깥기운이 포근해지자 보일러를 낮추고 방이 서늘해진 때부터 발진이 시작되었고 발진이 시작된다고 방을 더 차갑게 하였는데 그게 잘못된 것 같았다. 몸이 충분히 따뜻하여 땀구멍이 열려 노폐물이 빠져야 했던 게 아닐까하는 생각이었다.

명색이 한의사고, 피부질환을 전문으로 하는 한의사인데 이것만으로는 너무 소극적인 대책이라는 생각이 들어 꼼꼼히 동의보감을 살펴보았다.


동의보감 잡병편 소아문 “諸瘡(제창)의 경우에”를 살펴보니

소아가 처음 나서 한 살 이내의 모든 병은 태독의 옅은 증이요

한 살-두살 사이의 병은 태독이 깊은 것이다.

소아의 面瘡(면창)은 특별히 약을 쓰는 것 보다는 따뜻하게 목욕시켜 옷을 자주 갈아입히는 것이 좋으며,

봄에는 荊芥(형개:약재이름)와 柳枝(유지:버드나무가지)다린 물로

여름에는 棗葉(조엽:대추나무잎)과 槐枝(괴지:약재이름)다린 물로

가을에는 苦蔘(고삼:약재이름)다린 물로

목욕을 시키면 좋다 고 나와 있으니...


역시 따뜻하게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겨울에 사용할 목욕물처방이 없는 것은 첫째, 겨울은 추우니 목욕시키지 말라는 것이기도 하겠지만, 겨울엔 추우니 방을 따뜻하게 할 거고 얼굴에 뭐가 안날수도 있다는 거 아닐까? 우리 조상들의 육아법에도 아이들은 등을 따뜻하게 키워야 한다는 말이 있으니....태어난 계절별로 조사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그리고, 계절이 봄이니 형개와 유지(유지가 없어서 유근피<약재이름:버드나무 뿌리껍질>로 대체)를 다려서 목욕물에 섞어 목욕을 시키니 2-3일 후부터 바로 효과를 보이더니 7일 이내에 거의 사라지고 보름이 지나니 다시 뽀송뽀송한 처음 얼굴이 되더라는 것이다.


이것을 창안하신 “湯氏(탕씨)”선생과 이것을 동의보감으로 정리해준 許俊(허준)선생님께 거듭 고개숙여 감사의 마음을 표합니다.

                 <<형개>>

                <<유근피>>


나의 사용법 :: 형개 100그람과 유근피 100그람에 물 약 6000cc 를 붓고 약 4000cc 가 될 때가지 중불-약불로 끓여 매번 목욕 시에 헹굼물에 약 200cc 를 섞어 사용하였다.

 

나의 생각: 우리 아이의 얼굴이나 몸엔 아직 아무것도 바르지 않는다. 그 이유는 아이들은 태어날 때 아직 모두 갖추어지지 않은 부족한 상태이고 이 부족한 것을 극복하기 위해서 끊임없이 변화하고 노력하는 존재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조금 거칠다고 로션이나 보습제등을 발라주면 아이의 피부는 부족한 것이 없으므로 자기노력을 게으르게 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이것은 그냥 나의 생각일 따름이니 참고하기 바란다.